MDD vs PDD
즐거운콩
조회 755
25.12.06
Q. PDD로 진단받은 사람이 갑자기 주요우울삽화의 기준을 만족하면, MDD일까요 PDD일까요?
이러면 이론상 MDD와 PDD 모두의 진단기준을 충족합니다. 이런 경우 둘 중 무엇으로 진단해야 할까요?
정답부터 이야기하자면, 위 경우 최종 진단은 MDD가 아니라 PDD가 됩니다.
-
왜인지 알아보기 위해 우선 PDD의 역사를 알아봅시다.
DSM-V의 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지속성우울장애)는
DSM-IV의 Dysthymic Disorder(기분부전장애)와 Chronic MDD(만성 주요우울장애)가 합쳐진 질병입니다.
DSM-IV에서 두 질병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분부전장애 | 2년간 우울한 상태 (현재 PDD의 기준과 동일) + 초기 2년간 MDD 기준 충족하지 않음 |
만성 주요우울장애 | 2년간 지속적으로 MDD의 기준을 충족하는 상태 |
따라서 DSM-IV에 따르면 질병 발생 초기 2년간 한 번이라도 MDE(주요우울삽화)가 존재했다면 기분부전장애로 진단할 수 없습니다. 다만 초기 2년간 MDE가 없어서 기분부전장애로 진단된 후에 MDE가 발생하면, Double depression이라고 하여 Dysthymia와 MDD를 중복 진단하였습니다.
| => Dysthymic Disorder |
| => Major Depressive Disorder |
| => Major Depressive Disorder, Chronic |
| => Double Depression (Dysthymia + MDD) |
하지만 DSM-V로 오면서 Chronic MDD와 Dysthymia가 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통합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오랜 기간 지속되는 기분장애의 경우 증상의 심각도보다는 만성성 그 자체가 질환의 예후와 치료 반응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DSM-IV의 기분부전장애, 만성 주요우울장애, 이중 우울증 간의 구분이 예후, 합병증, 치료 반응 측면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장기적인 기분장애에서는 각각의 심각성은 큰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죠.
고로 DSM-V에서 새로 생긴 PDD는 증상이 약하든 심하든 2년 이상 지속되는 우울장애를 하나로 통합한 질환입니다.
-
DSM-V의 PDD 진단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A. 적어도 2년 동안 하루의 대부분 우울한 기분이 있고, 우울한 기분이 없는 날보다 있는 날이 더 많음(소아는 1년) B. 우울 기간 동안 다음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남 1. 식욕부진 또는 과식 / 2. 불면 또는 과다수면 / 3. 기력저하 또는 피로감 / 4. 자존감 저하 / 5. 집중력 감소 또는 우유부단 / 6. 절망감 C. 위 기간 동안 진단기준 A, B의 증상이 존재하지 않았던 연속적 순간이 2개월을 초과하지 않음 D. 주요우울장애의 진단 기준을 만족하는 증상이 2년간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 E~G. 기타 원인 배제 H. 증상이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 초래함 |
전반적으로는 DSM-IV의 Dysthymia를 가져왔지만, D 항목에서 큰 변경이 있었습니다. 초기 2년간 MDD의 기준을 만족하면 배제되었던 Dysthymia와 달리, PDD에서는 MDD의 기준을 만족하더라도 PDD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MDE가 있었든 없었든, 오래 지속되든 아니든 2년 이상 PDD의 기준만 만족하면 PDD로 진단합니다.
하지만 PDD로만 진단하면 뭔가 아쉽잖아요?
그래서 DSM-V에서는 Specifier로써 MDE 정보를 덧붙입니다. PDD의 MDE 관련 Specifier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이런 Specifier를 통해 앞선 질문에 대한 답을 달자면,
Q. PDD로 진단받은 사람이 갑자기 주요우울삽화의 기준을 만족하면
=> 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 with intermittent MDEs, with current episode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DSM-IV에서는 Double Depression이었겠죠?
그렇다면 비슷한 예시로,
Q. 주요우울삽화를 2년 넘게 앓고 있는 사람은 MDD일까요 PDD일까요?
DSM-IV에서는 Major Depressive Disorder, Chronic으로 진단되었겠지만,
DSM-V에서는 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 with persistent major depressive episode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DSM-V 원칙상 MDD는 2년이 되면 PDD로 진단명을 바꾸는 것이 맞습니다. 1년 364일까지는 MDD였다가 2년 0일째부터 PDD가 되는 것이죠. 하지만 MDD가 2년 이상 지속되는 이런 특수한 경우에는 DSM-V에서도 PDD와 MDD를 진단명으로 같이 달아놓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보험 등의 문제로 진단명을 바로 바꾸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
유사한 임종평 문제로, 5년 이상 MDD의 기준을 충족하는 사례입니다. 알렌 해설에는 MDD로 진단이 달려 있지만, DSM-V 기준을 엄격하게 따르자면 MDD가 아니라 PDD (혹은 PDD + MDD)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치료를 물어보는 거라 MDD든 PDD든 큰 상관은 없겠습니다.
-
위 문제에서 보듯이 이런 진단 자체는 국시를 푸는 데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국시원에서 이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를 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물어봐도 위 문제처럼 치료를 물어보지 진단을 물어볼 리는 더욱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를 통해 MDD와 PDD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부하다 보면 MDD가 PDD의 상위호환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상의 강도나 진단기준만 보면 MDD가 PDD보다 중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배울 때도 PDD보다는 MDD를 더 열심히 배우기도 하고 말이죠. 마치 PDD가 MDD로 진단하긴 애매하지만 오래된, 얇고 긴 우울장애처럼 받아들여지는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앞서 본 것처럼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PDD를 MDD의 형처럼 보는 듯 합니다. 증상의 심각도와 상관없이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 자체로 예후가 안 좋기 때문입니다. 따지자면 PDD는 얇고 긴 질환이 아니라 얇든 굵든 암튼 긴, 길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 우울장애입니다.
[결론] PDD는 얇고 긴 MDD가 아니다. 그냥 강하든 약하든 긴 우울장애다. 길다는 게 중요한 임상적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
(덧)
PDD와 MDD의 관계를 헷갈리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양극성장애 파트에 있습니다. PDD-MDD의 관계가 마치 Cyclothymic disorder-BPD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오해하는 거죠. 이건 Cyclothymic disorder가 PDD와 마찬가지로 "2년"을 조건으로 갖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순환기분장애는 2년간 지속되지만 조증삽화나 주요우울삽화를 만족하지 않는 경우에만 진단이 됩니다. 따라서 순환기분장애로 진단되었다가 조증삽화를 만족하면 더이상 순환기분장애가 아니라 I형 양극성장애로 진단됩니다. 반대로 주요우울삽화를 만족하면 더이상 순환기분장애가 아니라 주요우울장애 (혼재형 양상)으로 진단됩니다. 순환기분장애는 마치 양극성장애와 주요우울장애의 전구병변같은 느낌의 질환이고, BPD/MDD 양쪽으로 동등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순환기분장애 애매한 조증 | (+) 조증삽화 (기능 손상 / 정신병적 증상) | => I형 양극성장애 | |
(+) 주요우울삽화 | (+) 경조증삽화 | => II형 양극성장애 | |
(-) 경조증삽화 | => 주요우울장애 (혼재성 양상) | ||
그렇게 생각해 보면 순환기분장애의 2년과 지속성우울장애의 2년은 좀 다른 느낌입니다.
순환기분장애에서는 아 이거 어느 쪽으로도 심하지 않아서 애매한데... 그래도 2년정도 그랬다면 진단명을 주자! 이런 느낌이고, 지속성우울장애에서는 정도가 약하든 심하든 2년이나 지속되면 중요한 의미를 가지니까 별도로 분류하자! 이런 느낌이랄까요?
가끔 또 "PDD는 MDD와 달리 심각한 기능적 손상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는 댓글도 보이는데, DSM-IV의 Dysthymia 시절에도, DSM-V의 PDD에도 '증상이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현저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는 기준이 달려 있습니다. 아마 경조증삽화와 조증삽화의 관계에서 헷갈리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인간이 진단기준을 정하는' 정신과에서는 비슷한데 묘하게 다른 질환들이 많으니, 각 질환군의 컨셉을 혼동하지 않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댓글 쓰기
로그인 하고 의견을 남겨주세요
돼지바빙수
25.12.07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푸리나
25.12.10
np 지망생 벽느끼고 레이저 쏘러 갑니다
mj.k
25.12.21
감사합니다 ㅎㅎ
알렌의서자
26.03.05
글 잘쓰시네요 감사합니다
댓글 4개